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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CEO 급여 책정 시 절대 하지 말아야 할 3가지

김강균 변호사 2025. 12. 24. 06:00

대표이사가 규정에 따라 자신의 보수를 직접 인상했다면 법적 효력은? 최근 대법원 판결(2025다214605)을 통해 상법 제388조의 강행규정 성격과 임원 보수 결정의 올바른 절차를 변호사가 알기 쉽게 설명합니다. 부당이득 반환 위험을 피하는 실무 팁을 확인하세요.

[변호사 칼럼] "내가 사장인데 내 월급도 못 정해?"... 네, 그러다 큰일 납니다.

도입부: 어느 사장님의 억울한 하소연

변호사님, 제가 이 회사를 어떻게 키웠는데요.
밤낮없이 일해서 매출 2배로 만들었고,
규정에 '대표가 정한다'고 되어 있어서 월급 좀 올린 겁니다.
근데 이제 와서 그걸 다 토해내라니요?
이게 말이 됩니까?

 

얼마 전 상담실을 찾아오신 어느 대표님의 떨리는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합니다. 아마 이 글을 읽고 계신 대표님들, 임원분들도 비슷한 생각을 한 번쯤은 해보셨을 겁니다. 내가 내 회사의 주인인데(물론 주식회사의 주인은 주주지만요), 내 성과에 대한 보상을 내가 결정하는 게 왜 문제냐고 말이죠.

 

심정적으로는 백번 이해합니다. 누구보다 고생하신 거, 저도 잘 압니다. 하지만 법조인의 양심을 걸고 냉정하게 말씀드려야겠네요.

 

네, 법적으로는 말이 안 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가져가신 돈,
최악의 경우엔 전부 회삿돈을 훔친 게 될 수도 있습니다.

 

 

오늘은 다소 뼈아플 수 있지만, 경영자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돈'과 '절차'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최근 선고된 대법원 판결(2025다214605)을 통해서 말이죠.


사건의 재구성: 믿었던 '규정'의 배신

자, 시계를 조금 돌려보겠습니다. 여기 토목공사를 하는 건실한 회사의 대표이사 A씨가 있습니다. A씨는 2015년부터 회사를 이끌며 연임까지 성공했습니다. 자신감이 붙은 A씨는 2019년쯤, 자신의 월급을 2,000만 원에서 2,500만 원으로 인상합니다.

 

그냥 막무가내로 올린 건 아닙니다. 회사에는 [임원보수지급규정]이라는 게 있었고, 거기 제3조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거든요. "급여는 경영성과를 고려해 대표이사가 정할 수 있다."

 

A씨는 생각했겠죠. "규정에 대표이사인 내가 정할 수 있다고 되어 있잖아? 주주총회에서는 전체 한도만 정했으니, 그 안에서 내 몫을 내가 정하는 건 합법이야."라고요.

 

그런데 2020년, 회사의 주인이 바뀌거나 내부 갈등이 생겼는지 A씨가 해임됩니다. 억울한 A씨는 회사를 상대로 "부당하게 잘렸으니 밀린 월급과 퇴직금을 내놔라"며 소송을 걸었습니다. 그러자 회사는 기다렸다는 듯이 반격을 시작합니다. "당신이 셀프 인상한 그 500만 원, 상법 위반이라 무효입니다. 오히려 그동안 더 받아간 돈을 회사에 돌려주세요."


법적 쟁점: 규정이냐, 상법이냐

여기서 잠깐, 법적인 쟁점을 아주 쉽게 풀어드릴게요. 이 싸움의 핵심은 이겁니다.

 

A씨: "회사 규정(정관의 위임)에 대표이사가 정한다고 되어 있다!"

회사: "상법 제388조는 주주총회에서 정하라고 했다. 하위 규정이 상법을 어기면 무효다!"

 

상법 제388조, 이거 정말 무서운 조항입니다. 이사의 보수는 정관에 정하지 않았으면 반드시 '주주총회 결의'로 정해야 한다고 못 박아 놨거든요. 이건 강행규정이라서 당사자끼리 합의해도 어길 수 없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길 수 없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대법원은 A씨의 패배를 선언했습니다. (상고기각)

 

판사님들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이사들이 자기들 월급을 마음대로 정하게 두면, 회사 금고가 남아나겠나? (이걸 점잖은 말로 '자신을 위한 사적 이익 도모 위험'이라고 합니다)."

"주주총회가 이사회에 위임하는 것까지는 봐주겠다. 하지만, 돈을 받는 당사자인 대표이사한테 '네가 알아서 나눠 가져라'고 위임하는 건? 절대 안 된다."

 

결국, A씨가 믿었던 "대표이사가 정할 수 있다"는 회사 규정 자체가 법을 위반한 종잇조각이 되어버린 겁니다.

따라서 A씨가 스스로 올린 연봉 인상분은 법적 근거가 없는 돈이 되었고, 급여 청구권도 인정받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변호사의 시선: "관행"이라는 이름의 함정

사실 제가 이 사건을 보면서 안타까웠던 건, A씨 같은 경우가 너무나 많다는 겁니다. 많은 중소기업이 설립 초기 법무사 사무실에서 준 '표준 정관'을 그대로 씁니다. 혹은 주주총회 열기가 귀찮아서 "이사 보수는 사장님이 알아서 하세요"라고 구두로 처리하고 의사록 가라(가짜)로 만들어서 도장만 찍습니다.

 

이게 회사가 평화로울 땐 '효율적인 관행'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사이가 틀어지는 순간, 이 관행은 대표님을 찌르는 가장 날카로운 칼이 됩니다.

 

제가 실무에서 겪어본 바로는, 특히 가족 경영을 하다가 사이가 틀어지거나, 동업 관계가 깨질 때 상대방이 가장 먼저 공격하는 지점이 바로 이 '보수 책정 절차'입니다. 횡령이나 배임으로 고소당하는 단골 메뉴이기도 하죠.

 

"나는 1인 주주니까 괜찮아"라고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세무 당국은 이를 '손금불산입' 처리해서 법인세를 왕창 때릴 것이고, 만약 회사가 어려워져 파산이라도 하면 관재인이 찾아와서 "그동안 가져간 급여 토해내라"고 소송을 겁니다. 절차를 지키지 않은 보수는 빚잔치할 때 '채무'가 아니라 '부당이득'으로 간주되거든요.

마치며: 호미로 막을 것, 가래로도 못 막기 전에

오늘 이야기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1. 대표이사가 자기 연봉을 결정하는 구조, 절대 안 됩니다.
  2. 정관이나 규정에 그렇게 적혀 있어도, 상법 위반이라 무효입니다.
  3. 반드시 주주총회에서 총액을 정하고, 이사회에서 구체적 배분을 결의하는 '근거'를 문서로 남기세요.

"우리 회사는 이미 그렇게 해왔는데 어떡하죠?"라고 걱정되시는 분들, 늦지 않았습니다. 지금이라도 정관을 점검하고, 과거의 의사록들을 정비해야 합니다. (물론 소급 적용이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미래의 리스크라도 줄여야죠).

 

경영하시느라 바쁘시겠지만, 이 '종이 한 장'의 차이가 나중에 수십억 원의 소송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점, 꼭 명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법은 "권리 위에 잠자는 자"를 보호하지 않지만, "절차를 무시한 자"에게는 더 가혹하니까요.

 

혹시 내 보수 규정이 불안하거나, 이미 분쟁의 조짐이 보이신다면 혼자 끙끙 앓지 마세요. 밤잠 설치는 그 고민, 전문가와 커피 한 잔 마시며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해결의 실마리가 보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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