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소송/노동사건 및 산재사건

불법파견 소송 승소 후 연차수당 받는 법 (대법원 2020다270947)

김강균 변호사 2025. 12. 19. 06:00

대법원 2020다270947 판결 심층 분석. 불법파견 인정 시 연차휴가수당 손해배상 청구 가능 여부와 임금 차액 산정 시 손익상계(총액 공제) 방식을 현직 변호사가 알기 쉽게 설명합니다. 소송 전 필독.

도입부

변호사로서 일하다 보면 참 안타까운 순간들이 있습니다. 재판은 이겼는데, 정작 손에 쥐는 돈은 의뢰인의 기대에 한참 못 미칠 때입니다.

 

"변호사님, 저 정규직 인정받았으니까 이제 그동안 못 받은 돈 싹 다 받는 거죠?"

 

소송을 시작할 때 의뢰인들이 눈을 반짝이며 묻습니다. 저는 그럴 때마다 뜸을 들입니다. "음... 일단 이기는 게 먼저고, 계산은 좀 복잡합니다."라고요. 사실 복잡한 정도가 아니라 전쟁입니다.

 

최근 대법원에서 바로 이 '돈 계산'—특히 연차수당월급 공제—에 대해 아주 중요한 판결(2020다270947)을 내놨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 중에도 '파견직'이라서, 혹은 '용역업체 소속'이라서 서러움을 겪는 분들이 계시겠죠. 오늘 이야기는 바로 여러분의 지갑과 직결된 이야기입니다.

사건 개요: 고속도로 위의 싸움

고속도로 지나다 보면 노란색, 주황색 조끼 입고 안전 순찰하시는 분들 보시죠? 오늘의 주인공들입니다. 이분들은 겉보기엔 한국도로공사 직원처럼 일했지만, 서류상으로는 '외주업체' 소속이었습니다.

 

법원은 말했습니다.

 

"도로공사가 시키는 대로 일했으니, 도로공사 직원 맞다."

 

여기까지는 좋았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죠.

 

"그럼 도로공사 정규직이었으면 받았을 월급이랑, 외주업체에서 받은 쥐꼬리만 한 월급의 차액을 내놔라!"

 

그러자 도로공사가 반격합니다.

 

"잠깐, 너네 정규직이었어도 연차 안 썼으면 돈 안 줬을 거야. 우리 회사는 원래 '연차 촉진제'가 있거든."

"그리고, 너네 외주업체에서 받은 수당들 있지? 그거 다 빼고 계산해야 해."

 

이 줄다리기가 대법원까지 간 겁니다.

법적 쟁점: 결국은 '얼마'의 문제

법정에서는 고상한 용어를 쓰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딱 두 가지 싸움입니다.

  1. "눈치 보여서 못 쓴 휴가비, 줄 거야 말 거야?" (연차수당 손해배상)
  2. "내가 받을 돈에서, 이미 받은 돈을 어떻게 뺄 거야?" (손익상계)

법원의 판단: 절반의 승리, 절반의 숙제

결론부터 말하면 대법원은 연차수당은 근로자 편을, 공제 방식은 회사 편을 들어줬습니다.

 

1. "연차수당, 핑계 대지 말고 줘라"

 

회사는 "우린 원래 휴가 가라고 독촉(촉진)하는 시스템이라, 안 간 사람한테 돈 안 줘요"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고개를 저었습니다. "그건 정규직한테나 통하는 얘기고. 당신들이 이 사람들을 파견직 취급하면서 실제로는 휴가 가라고 독촉도 안 했잖아? 그럼 배상해 줘야지."

통쾌하죠? 파견직이라는 이유로 휴가도 맘대로 못 쓰고, 돈도 못 받던 관행에 제동을 건 겁니다.

 

2. "받은 돈은 몽땅 털어서 깐다"

 

반면, 계산기를 두드릴 땐 회사 측 논리가 채택됐습니다. 내가 청구하는 게 '기본급' 차액이라고 해서, 내가 받은 '기본급'만 빼는 게 아닙니다. 내가 받은 '모든 돈(수당 포함)'을 합쳐서, 받아야 할 '모든 돈'에서 뺍니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혹시라도 파견업체에서 특근수당 등을 좀 많이 받았다면, 원청에 청구할 금액이 확 줄어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판결의 의의: 변호사의 '찐' 조언

이 판결문, 겉만 보면 그냥 그런가 보다 싶으시죠? 실무 현장에서 뛰는 변호사 입장에서 보면 '아, 이제 싸움의 기술이 바뀌겠구나' 싶습니다.

 

첫째, '연차'는 이제 강력한 무기입니다.

제가 상담해 보면 "파견직이 무슨 연차예요..." 하고 포기하는 분들이 태반입니다. 절대 그러지 마십시오. 회사가 여러분에게 "휴가 가세요"라고 문서로 통보하고 강력하게 권유한 증거가 없다면? 그 못 쓴 휴가, 전부 돈으로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둘째, '합의서' 제발 꼼꼼히 보세요.

이 판결에서 맘 아픈 부분이 있습니다. 2019년에 직접 고용되면서 "과거의 일은 문제 삼지 않겠다"는 합의서에 도장 찍은 분들... 결국 퇴직금 차액 청구가 막혔습니다. 회사가 "정규직 시켜줄게, 대신 이 서류에 사인해"라고 할 때, 그 종이 한 장이 수천만 원짜리 수표를 찢어버리는 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제발, 도장 찍기 전에 전문가한테 한 번만 보여주세요.

 

셋째, 소송은 '전략'입니다.

무조건 "억울해요"라고 호소한다고 법원이 돈을 주지 않습니다. 이번 판결처럼 '총액 공제'가 적용되면, 내가 유리한 항목과 불리한 항목을 잘 섞어서 청구 취지를 구성해야 합니다. 이건 감정의 영역이 아니라 철저한 수학의 영역입니다.

결론

법은 멀리 있는 것 같지만, 결국 내 통장에 찍히는 숫자를 결정합니다. 오늘 다룬 판례는 불법파견 근로자들에게 "권리 위에 잠자지 마라, 하지만 계산은 똑바로 해라"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혼자 끙끙 앓으며 인터넷 검색만 하지 마세요.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면, 내 상황에 딱 맞는 계산법을 찾아야 합니다. 여러분의 땀방울이 정당한 대가로 돌아올 수 있도록, 전문가와 함께 길을 찾으시기 바랍니다.

 

아, 혹시 "내 상황도 해당될까?" 궁금하신가요? 네, 궁금해하셔야 합니다. 그 의심이 해결의 시작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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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블로그의 내용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판례 또는 실제 사례를 각색한 것입니다. 특정 사안에 대한 법률적 자문이 아닙니다. 법률적 조언이 필요한 경우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